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3일 대법원의 유죄 판결이 난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과 관련해 결백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고(故) 한만호씨 비망록을 근거로 재조사론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서는 추가 보도를 본 뒤 적절한 시기에 입장을 밝히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 11주기 추도식이 열린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20여분 동안 이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이날 전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현재 상황에 대해 깊이 있게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처음부터 지금까지 본인이 결백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결백하다는 취지의 말씀이 있었다”고 말했다. “원체 재판에서도 결백하다고 본인이 주장하지 않았냐”고 한 강 수석대변인은 “그 마음이 변한 것 같지 않다”고 오찬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재조사론에 대한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오후 2시40분쯤 사저를 나섰다. 공개 발언도 하지 않았다. 당초 한 전 총리는 이날 재조사 문제와 관련해 짧은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됐었다. 다만 함께 사저에 머물렀던 김현 전 의원이 이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은 노 전 대통령 기일이고 해서 별도로 말씀을 드리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고 한만호 씨의 비망록과 관련해 추가 취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 전 총리가 그 내용을 보고 적절한 시기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비망록 관련 보도를 본 한 전 총리는 “내가 인생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다”라고 말했다고 그는 전했다.
한 전 총리는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과 함께 추징금 8억8천만원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허위 진술을 했다'는 한만호씨의 옥중 비망록이 최근 재조명되면서 민주당을 중심으로 재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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