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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미안하다" 통지문 보내자…유시민 "김정은 리더십, 계몽군주 같다"

기자명 : 김효상 입력시간 : 2020-09-27 (일) 08:29


해양수산부 40대 공무원이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인근에서 실종됐다 북측 해상에서 북한군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을 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통지문을 통해 사과한 것과 관련,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유튜브로 생중계된 ‘10·4 남북정상선언 13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김 위원장이 ‘계몽군주’ 같다고 발언해 이틀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유 이사장은 김 위원장을 “계몽군주 같다”고 평가했다. 이후 온라인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엔 ‘계몽군주’가 오르내리며 논란이 모으고 있다. 많은 네티즌은 “살인자가 미안하다고 하면 감사해야 하냐”며 비난을 쏟아냈다.

노무현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선 25일 오후 1시30분부터 ‘10‧4 남북정상선언 13주년 기념 토론회’가 생중계로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는 유 이사장이 사회를 맡았으며 문정인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토론이 한창 진행되던 오후 2시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북한 측에서 보내온 통지문을 발표했다. 통지문은 김 위원장이 통일전선부 명의로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측 수역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며 “문 대통령과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것에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 이사장은 이 소식을 전하며 “(토론회 시작 때) 이 사건이 남북관계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며 반색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도 ‘북한이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건 때 사과했던 선례가 있다. 이번에도 사과할 필요가 있다’고 앞서 발언한 내용을 언급하며 “북한이 말을 잘 듣는구나”라고 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김 위원장이 직접 여기에 대해 유감 표명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직접 문 대통령을 만나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오해를 풀고 싶다는 식으로 다가왔으면 좋겠다. 이런 불행한 사건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생각하고 이번에는 북쪽이 먼저 원포인트 남북 정상 만남만이라도 (제안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명의의 사과문을 통일전선부 채널을 통해 보내온 건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전해온 것”이라고 한 정 수석부의장은 “유명을 달리한 이씨와 가족들에게는 유감스럽고 불행한 일이지만 (남북에)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 불씨를 어떻게 살려내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이어 “북한이 이 정도 나왔으면 그 다음은 우리가 팔로워십(따라가는 행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새로운 남북관계의 부활이라고 할까 이걸로 연결시킬 수 있을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토론에 참석한 김준형 국립외교원장도 “북한이 사과할 기회”라고 앞서 한 말을 언급하며 “내가 맞췄다”며 기뻐했다. 문정인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은 “이번을 계기로 해서 북한이 정말 정상국가로 간다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북한이 (개성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직후인) 지난 6월3일 이후 모든 통신선이 차단됐는데 오늘 통신이 왔다는 건 우선 통신선이 사실상 복원됐다는 의미”라고 긍정적인 분석을 내놨다.

이들은 이날 통지문을 상세하게 분석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한 한편 김 위원장이 이전 북한 지도자들과 통치 스타일이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유 이사장은 “(통지문을 읽고) 느끼기에는 상당히 민망한데 우리가 잘못했다고 빌기는 그렇고, 앞으로 영 안 볼 사이면 퍼붓고 말겠는데 봐야 할 사이인 것 같으니까 상대방의 화난 감정을 가라앉혀주는 느낌”이라고 분석했다.

유 이사장은 또 ‘사살(추정)되는 사건’이라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이 문장을 쓴 사람의 심리 상태를 보면, 이걸로 코너에 몰리기 싫은 것”이라며 “이 선에서 무마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우리 국방부가 이번 사건을 ‘만행’으로 표현한 데 대해 북한이 유감을 표한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 이사장은 “김 위원장의 리더십 스타일이 그 이전과는 다르다”며 “그 이면에 세계관, 역사를 보는 관점 등이 있을 것이다. 이 사람이 정말 계몽군주이고 어떤 변화의 철학과 비전을 가진 사람이 맞는데 입지가 갖는 어려움 때문에 템포 조절을 하는 거냐, 아닌 거냐(질문을 받는데) 내 느낌에는 계몽군주 같다”고 평가했다.

정 수석부의장 역시 “일종의 계몽군주로서의 면모가 있다”며 “미국에서도 그 대목을 주목해줘야 한다. 독재는 틀림없지만 잘 관리하면 대화 상대도 될 수 있고, 평화의 동반자가 될 수 있다는 식으로 인정해줘야 한다”고 동조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좋아할 일이냐”며 비난을 쏟아냈다. “미안하다는 한 마디에 감사하다니 황당하다” “전화위복? 미친 거 아니냐” “살인자가 사람 죽여도 감사하다고 할 거냐” “국민의 죽음 따위는 중요치 않냐”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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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북관계의 발전 혹은 관리라는 관점과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국가의 역할 혹은 책임이라는 관점”이라며 “이 두 가지 관점에서 근본적인 것은 후자”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김정은의 이례적인 사과로 최악을 피했지만, 과연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의무를 얼마나 충실히 수행했는가를 집중적으로 캐물어야 한다”며 “김정은의 사과가 나오자 입을 모아 ‘전화위복’이 됐다고 외친다. 국민의 한 사람이 북한의 비인도적인 조치로 살해당한 불행한 ‘화’가 김정은 사과로 졸지에 ‘복’이 되어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그들의 머릿속의 가치체계 속에서 국민의 생명보다 남북관계가 더 상위에 있다는 얘기”라며 “이런 게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대체 왜들 저러는지. 과연 지금이 태연히 그런 얘기를 늘어놓을 때인지. 세월호 때 박근혜 정권 사람들과 뭐가 다른지...”라고 비판했다.

반면 일각에선 “실종돼 북한 해역에서 발견돼 사살한 것인데 사과했으면 됐지, 전쟁이라도 해야 하냐?” “문재인 정부가 대처를 잘해 사과라도 받아낸 것” 등의 옹호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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