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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커밍아웃" 추미애-검사들 온라인 공방

기자명 : 김효상 입력시간 : 2020-10-31 (토) 09:25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감찰권 행사 등 연이은 강경행보를 둘러싼 일선 검사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는 지난 28일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찰 개혁은 실패했다’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이 검사는 이 글에서 “내년부터 시행될 수사권 조정, 앞으로 설치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많은 시스템 변화에도 불구하고 검찰 개혁은 근본부터 실패했다”고 적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 아니, 깊이 절망하고 있다”며 “그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 마음에 들면 한없이 치켜세우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찍어 누르겠다는 권력의지도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검찰권 남용 방지라는 검찰 개혁의 가장 핵심적 철학과 기조는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전·현직 법무부 장관은 이 검사의 글을 공개 비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9일 페이스북에서 ‘한 검사가 피의자 면회를 막았다’는 내용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며 “추미애 장관을 공개 비판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는 어떤 사람?”이라고 적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이날 같은 기사를 공유하며 “좋다. 이렇게 커밍아웃 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다”라고 썼다.



조 전 장관과 추 장관의 비판 이후 평검사들의 반발은 더욱 심해졌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사위인 춘천지검 최재만 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장관님의 SNS 게시글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나도 커밍아웃하겠다”고 했다. 그는 추 장관에게 “이환우 검사가 ‘최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검찰권 남용 방지라는 검찰 개혁의 가장 핵심적 철학과 기조가 크게 훼손됐다’는 우려를 표한 것이 개혁과 무슨 관계냐”고 물었다.

최 검사는 또 “정부와 법무부의 방침에 순응하지 않거나 사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지 않는 검사들을 인사로 좌천시키거나 감찰 등 갖은 이유를 들어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검찰 개혁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아니냐”라며 “정치 권력이 검찰을 덮어버리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 글에는 30일 오후 3시 기준 검사 약 160여명이 ‘나도 동의한다’는 취지의 댓글을 달았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평검사들의 반발을 공개 비판했다. 강 전 수석은 3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검사들의 ‘나도 커밍아웃’이 유행인가. 이모 검사! 최모 검사!”라며 “작은 검찰개혁의 움직임에도 저토록 극렬히 저항하면서 도대체 어제 김학의 재판을 보고서는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진짜 검사들, 국민은 ‘자성의 커밍아웃’ 을 기다리고 있다”며 글을 맺었다. 평검사들이 연달아 ‘커밍아웃’을 선언하자 이를 비꼰 것이다.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은 동료들의 커밍아웃을 비판했다. 임 연구관은 30일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2007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이명박 전 대통령 다스 실소유주 의혹 무혐의 처분·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고(故) 김홍영 검사 사망 사건 등을 언급하며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라며 억울해하는 분들도 많으실 거다”라면서도 “검찰의 업보가 너무 많아 비판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임 연구관은 이어 “마땅히 있어야 할 자성의 목소리가 없는데, 우리 잘못을 질타하는 외부에 대한 성난 목소리만 있어서야 어찌 바른 검사의 자세라 하겠나”라며 종래 우리가 덮었던 사건들에 대한 단죄가 뒤늦게나마 속속 이루어지고 있는 이때 자성의 목소리 하나쯤은 검사 게시판에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짧게 쓴다”고 적었다.

다만 일부 평검사들은 임 연구관의 글을 비판하기도 했다. 검사 A씨는 “죄송하지만, 제게는 물타기로 들린다. 더 죄송스러운 말씀을 드리자면 이제 부장님을 정치검사로 칭하는 후배들이 있다는 것도 기억해주셨으면 한다”고 댓글을 남겼다. 다른 검사는 “검찰개혁이 필요하단 점에 동감한다”면서도 “다만 임 연구관 혼자만 자성하고 나머지는 자성하지 않는다는 듯한 주장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의당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성 소수자 인권운동이 걸어온 역사성을 훼손한다”며 ‘커밍아웃’ 표현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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