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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계 ‘사과 불가론’ 앞세워 한동훈 거취 압박

기자명 : 김효상 입력시간 : 2024-01-22 (월) 06:58


‘김건희 리스크’와 ‘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21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친윤(친윤석열)계와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관련해 ‘사과 불가론’을 내세우며 한 위원장을 압박했고, 이에 한 위원장이 ‘원칙론’을 고수하면서 당은 또 한 번 격랑에 빠져들게 됐다.
 
친윤계에선 김 여사가 의혹에 대해 사과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기간 수행실장을 지낸 이용 의원은 전날 국민의힘 의원 단체 대화방에 “사과를 하는 순간 민주당은 들개들처럼 물어뜯을 것”이라며 “침묵도 사과의 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도 사과해서 범죄가 기정사실화되고 탄핵까지 당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선 최춘식 의원과 정경희 의원도 이에 동조 발언을 했다고 한다. 당 의원들 사이에선 그동안 대통령의 의중을 대변해 온 이 의원 발언 배경 파악에 관심이 쏠렸다.
 
 
   한 위원장은 이날 저출생 공약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국민께서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윤재옥 원내대표, 한 위원장, 유의동 정책위의장. 뉴스1

이 의원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사건의 시작은 어떤 목사 한 사람이 돌아가신 아버님의 친구라는 식으로 (여사에게) 접근한 함정 취재다. 이 부분은 빠지고 무조건 사과만 요구하고 있다”며 “함정 취재를 하고 언론에 발표하면 힘없는 시민은 어떻게 하느냐. 영부인도 국민의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사과하라고 하는 일부 정치인에게 동의할 수 없다”며 “한 번도 가방 등을 사적으로 이용한 적이 없다는 게 팩트”라고 김 여사를 옹호했다. 이날 서울 중랑을 출마를 선언한 이승환 전 대통령실 행정관도 “사과보다 경위에 대한 입장 설명이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런 와중에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한 위원장을 만나 사퇴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한 위원장이 “할 일 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자 당은 크게 술렁였다. 이날 한 위원장 측 관계자는 “위원장의 메시지는 당을 흔들려는 세력을 향한 것”이라며 “우리는 예정대로 일정을 소화할 것”이라고 했다.
 
김기현 대표 체제 붕괴 한 달여 만에 당이 또다시 요동치자 비윤(비윤석열)계에서는 한 위원장을 지지하는 입장도 나왔다. 친유승민계 유경준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장 경험을 언급하며 “모 인사들로부터 자신들이 원하는 공천을 하지 않을 것이면 내쫓겠다는 식의 협박을 받았다”며 “당선인의 뜻이라고 팔았지만 모두 권력에 빌붙어 호가호위하는 인간들의 거짓이었다”고 했다.

 

이번 사태는 민심과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사이에서 고민을 이어 가던 한 위원장이 중도층 확장을 염두에 두고 김 여사 리스크를 언급한 것에 권력 핵심이 격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한 위원장이 시스템 공천을 천명한 직후 자신이 임명한 김경율 비대위원을 사실상 전략공천처럼 내세운 데 대해 당 기득권 세력이 김 여사 리스크를 핑계로 주도권 싸움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동안 국민의힘 내에선 ‘김건희 리스크’라는 말이 금기어처럼 여겨졌다. 그러다 한 위원장이 영입한 김 비대위원이 지난 8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를 공개 지적하면서 논의가 본격화했다. 특히 한 위원장이 지난 18일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이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하면서 당내에선 김 여사의 사과 필요성 주장이 힘을 받았다. 하태경·조정훈·이용호 의원 등은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사과나 해명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이날 3선 안철수 의원도 “국민의 눈높이에서 진솔한 입장 표명으로 다시 국민의 마음을 얻어 나가야 한다”며 힘을 실었다.
 
한 위원장이 이번 국면에서 정면 돌파를 선언한 만큼 이번 사태가 ‘살아있는 권력’과 ‘미래 권력’ 사이의 정면 대결로 치달을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그동안 셀카봉을 들고 대중 활동에 집중했다면 이제 당대표의 지휘봉을 잡고 정치력을 보여 줄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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