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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양심칼럼) 서성환, 아모레퍼시픽과 평판의 위력

기자명 : 오양심 입력시간 : 2016-01-12 (화)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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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미디어팬과 아모레퍼시픽 제공, 서성환 회장은 1947년 서울 남대문시장 부근 남창동에서 태평양화학공업사 간판 앞에서>

 

[대한방송연합뉴스 오양심 칼럼] 우리나라에서는 3단계만 거치면 모두 사돈이고 팔촌이라는 말이 있다. 온라인 사회의 발달로 이제는 3-4단계만 거치면 전 세계의 사람들과 연결될 수도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한 것은 평판관계의 시작이고 과정이고 결과가 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아모레퍼시픽의 유통에 전기를 마련한 사람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역사의 증인으로 자리매김 된 서성환이고, 아모레퍼시픽이라는 기업평판의 위력은 대를 이어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 


1947년, 한국 최초의 화장품 회사인 태평양화학공업사를 창립한 서성환회장(1923.7.14 ~ 2003.1.9.)은 화장품 방문 판매 제도를 도입했다. 1940-50년대에 리어카에서 팔았던 동동구리무가 아모레화장품의 방문판매 시초였던 것이다. 그때 화장품 방문판매를 했던 구리무장사는 커다란 항아리에, 여성용 화장품 크림을 가득 담아, 북을 두드리며 동네어귀에 들어섰다. 능금이나 간장 장수들은 상품명을 목청껏 외치며 고객을 부르는 반면, 구리무장사는 둥, 둥, 둥 북을 쳤다. 북소리가 나면 여인네들은 크림을 담아 갈 그릇을 들고 리어카 주위에 모여들었다. 돈을 받은 구리무 장수는 주걱으로 용기에 구리무(크림)를 퍼 담아 주었던 것이다.  


서성환이 화장품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어머니 윤독정 여사는 1932년 개성에서 창성상점을 열어 동백기름을 비롯한 미안수와 크림 등 화장품을 제조하고 판매한 여장부였다. 좋은 원료로 만든 화장품을 팔며 사람들에게 인정까지 베푸는 어머니를 통해, 서성환은 어릴 때부터 깐깐한 개성상인의 정신을 익혔다. 그 후에도 유통과 판매과정을 배우고, 세련된 일본화장품을 눈여겨보며 '화장품문화’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판매보다 기술 개발에 더 힘을 쏟아 부은 서성환은, 좋은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의 신뢰를 얻겠다는 기업가 정신을 마음껏 발휘했다. 


1945년 9월에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아름다움을 창조하여 세계와 소통하겠다.’는 포부를 품고, 태평양화학 공업사를 설립했다. 1978년에는 태평양 기술연구소를 설립하여, 외국 유명화장품 회사와 비교하여 결코 뒤지지 않는 규모와 설비를 갖췄다. 1987년에는 태평양화학이라는 이름으로 ‘인류를 아름답게 세계를 아름답게’라는 슬로건을 걸어놓고, 화장품업계의 화려한 꽃을 피웠다. 1993년에는 태평양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그 후, 2006년에는 지주회사인 태평양과 사업부문 회사인 아모레퍼시픽으로 나누었다. 2011년에는 태평양을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으로 변경했고, 현재 유가증권시장에는 지주사인 아모레G와 아모레G우,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우 등 4개가 상장되어 있다. 그의 올바른 기업가 정신은 국력을 상승시키고, 문화를 확장했다. 


지난 60년간 국내 화장품업계의 1위를 독차지한 서성환의 경영철학은 '소비자를 속이지 말고 소비자에게 더 큰 이익을 주라’는 것이었다. 또한 서성환이 기업을 경영하면서 가장 역점을 둔 분야는 일자리 창출이었다. 방문판매는 여성들, 그 중에서도 많은 6, 25 전쟁미망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또한 미용사원과 경리라는 제도를 만들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여성들에게 전국적으로 수많은 일자리를 제공했던 것이다. 그 후에는 수출로 화장품 산업을 선도했고, 사후에는 아들 서경배(대표이사 회장)에게 회사를 유산으로 물려주었다. 


자본금 3억7,000만원으로 설립한 아모레퍼시픽은 1973년에 연간 매출 82억 원을 기록했다.  2014년에는 4조 7,119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해외 매출은 전체매출에서 20%에 육박하는 8,325억 원을 올렸다. 그 결과 아모레퍼시픽은 2015년 10월 22일부터 11월 23일까지, 뉴스타운 브랜드 연구소와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공동으로 분석한, 국내 화장품 상장기업 평판조사에서 기업평판, 브랜드평판, CEO평판 등 기업평판지수 1위를 차지했다. 


옥에는 왜 티가 있을까? 요즘은 갑질 논란이라는 말이 인터넷에 넘쳐나고 있다. 승무원을 겁박하여 땅콩회향으로 물의를 빚은 항공회사 임원, 백화점 주차요원에게 무릎을 꿇게 하여 폭언을 퍼부은 모녀, 제자에게 고문을 가하고 인분을 먹인 짐승만도 못한 교수, 판매 목표를 채우지 못한 영업사원에게 대출까지 받아 채워 넣게 하고, 재고관리 차원에서 변칙판매를 하게 하여, 끝내는 신용불량자로 만들어버린,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기업 등은, 우리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갑질 중 몇몇 사례에 불과하다. 안타깝게도 최근 여러 미디어에서 아모레퍼시픽의 눈물이라는 갑질 논란이 뜨겁다. 아버지에게 대를 물려받은 화장품회사의 선두주자가 행여나 갑질 논란이라는 유산을 자식에게 물려줄까 봐 온 국민은 노심초사(勞心焦思)하고 있다. 


21세기는 일초시대이다. 인터넷에서는 여러 사람들의 참여를 통해 여론이 만들어지고 평판이 형성된다. 인터넷 평판은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자동 저장성으로 인해 지속적인 영향을 대대손손 미치게 한다. 인터넷에서 만들어지는 평판은 대중의 활발한 참여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대중의 참여와 지지를 바탕으로 짧은 시간에 번져나가는 인터넷 여론과 평판은 오랫동안 쌓아온 공든 탑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고 마는 위력이 있다. 


지금 갑질 논란에 휩싸여 있는 개인과 기업이여! 일초시대의 여론을 수수방관하지 말고, 평판의 시작이고, 과정이고, 결과가 되어 갑질 논란에 당면해 있는, 그들의 눈물부터 철저하게 닦아주어라. 부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평판의 위력을, 자자손손 물려주어 가문의 영광, 사회의 영광, 국가의 영광이라는 힘에 빛을 보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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