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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돈’ 은신처 ‘스위스 은행’…美 자국민 탈세 조사 시작 후 60~70곳 경영난

기자명 : 양성현 입력시간 : 2017-12-13 (수)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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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검은돈’의 안전한 금고로 각광받던 스위스 은행의 호시절은 갔다. 각국의 역외탈세 단속 강화로 금융거래 투명성이 강조되면서 스위스 은행 특유의 ‘고객 비밀 보장’이 설 자리가 없어져 거래가 많이 끊긴 것이다. 현지 은행업계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 소수 은행들만 각고의 변신 노력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08년 미국 정부가 자국민의 탈세를 도운 은행을 조사하면서부터 스위스 은행들이 타격을 입었다. 현지 은행업계는 미국에 대해서만 50억 달러(5조4600억원)가 넘는 벌금과 배상금을 물었다. 탈세 단속은 이후 전 세계로 확대돼 물어줘야 할 돈은 더욱 늘었다. 현재 50여개국이 다자간 협정을 맺어 납세자 금융정보를 자동으로 교환하고 있다.

이 같은 환경 변화로 스위스 은행업계가 맡아 운용하는 자산은 2007년 정점을 찍고 여태 2007년 수준을 밑돌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글로벌 금융업은 호황이었지만 스위스 은행의 운용 자산은 거의 늘지 않았다.

스위스에서 2005년 179개였던 프라이빗 뱅크(부유층 자산을 관리해주는 은행)는 112개로 줄었다. 다국적 컨설팅회사 KPMG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60∼70개 스위스 은행 중 절반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지 업계 총수익은 2010년 이후 12% 감소했다. 업계는 지난해 12만1000명을 고용했는데 10년 전보다 1만5000명 줄어든 숫자다. 메릴린치와 모건스탠리 등 유명 외국 금융사들은 5년 전부터 스위스 지점을 없앴다.

현지 은행업계는 두 부류로 나뉘어졌다.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몸집을 줄이고 기존의 서비스 명성을 잘 활용해 살길을 찾은 은행들과 그러지 못한 그룹이다. 양대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와 UBS, 율리우스 바에르, 픽테트, 롬바드 오디에 정도가 자산관리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스위스라는 나라의 정치·경제 및 통화가치의 안정성, 거대 경제 블록(미국·중국·유럽연합)에 휘둘리지 않는 중립국 특성, 오랜 세월 축적된 부유층 자산관리 역량이 이들의 여전한 강점이다.

돈 싸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줄다보니 은행들은 고객 서비스에 더욱 신경 쓰게 됐다. 스위스 고급호텔 매니저에서 로스차일드계열 프라이빗 뱅크로 이직한 로랑 가뉴뱅은 “고객이 이란 테헤란에서 급히 변호사가 필요하다고 하면 두바이의 동료에게 연락해 1시간 내로 찾아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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