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국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이 50대 1에 육박했다. 44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로또 청약’을 노리는 이들이 몰리면서다. 높은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 단지가 최근 수도권에서 다수 분양돼 경쟁률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경매시장에서는 서울 아파트 매물 5채 중 1채가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며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4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 홈의 청약 경쟁률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7월 전국 아파트 1순위 평균 경쟁률은 48.67대 1로 집계됐다. 모두 총 31개 단지, 1만320가구 모집에 50만2294명이 신청했다. 올해 상반기 전체 청약자 수(43만3409명)보다 많은 수치다. 경쟁률로는 2020년 11월 55.96대 1 이후 월간 기준 44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수도권에 몰린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의 청약이 경쟁률을 끌어올렸다.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수십억원의 시세 차익이 기대되면서 청약 광풍이 단기간 재연되기도 했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역 대방엘리움 더 시그니처’의 평균 경쟁률은 626.99대 1이었다. 경기도 과천시 ‘과천 디에트르 퍼스티지’는 228.5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는 1순위 청약에서 178가구 모집에 9만3864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527.3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열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구자민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분양가 상한제 단지가 줄줄이 나올 예정이어서 열기를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매시장에서도 서울 아파트 인기가 확인된다. 지지부진하던 감정가와 낙찰률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낙찰된 서울 아파트 129가구 중 27가구(20.9%)의 낙찰가율이 100%를 넘겼다.
2022년 8월 93.7%의 낙찰가율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낙찰가율은 감정평가액 대비 낙찰가격으로, 100%가 넘으면 감정가보다 낙찰가가 높다는 것을 뜻한다.
서울 용산구 원효로4가의 용산 산호아파트 전용면적 41㎡(약 12.4평)는 낙찰가율이 137.5%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감정가는 8억3800만원이었는데 낙찰가는 11억5237만원으로 3억1000만원가량 높게 거래됐다. 낙찰가가 감정가보다 높은 비율은 지난 5월 11.9%, 6월 17.6%로 오르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