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이색 마라톤에 주목하고 있다. 누구나 별도 장비 없이 가볍게 참여할 수 있고, 특별한 기념 굿즈도 챙길 수 있다.SNS에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인증샷을 올리는 데 익숙한MZ세대에겐 색다른 인증사진을 남길 수 있다는 점 또한 눈길을 끄는 요인이다.
금천구청장배 마라톤은 완주 시 메달 대신 수육을 제공해 ‘수육런(Run)’으로 알려진 이색 마라톤 대회다. 지난 23일 선착순 950명을 대상으로 접수를 시작했는데, 신청에 성공한 이들 대부분이MZ세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남 금천구 육상연맹 회장은 “신청한 이들 대부분이 2030세대”라며 “예전에는 정부 차원에서 일주일에 3번 30분 운동하자는 ‘7330운동’을 홍보할 정도였는데, 요즘 사회 분위기는 젊은 세대도 건강을 챙기는 쪽으로 가는 것 같아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MZ세대는 마라톤 참여가 기록 때문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2022년부터 총 12번의 마라톤에 참여한 하수민(22)씨는 “경쟁사회에서 기록으로 평가받지 않고 달렸다는 노력과 과정 자체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게 바로 마라톤”이라고 말했다. 하씨는 “마라톤을 하나의 문화행사로 생각하고 참여한다”면서 “특별한 인증사진을 남길 수 있는 이색 마라톤을 선호한다”고 했다. 그의 다음 목표는 매년 부산에서 열리는 ‘컬러레이스’ 참가다. 컬러레이스는 다양한 색상의 옥수수 전분 가루를 온몸으로 맞아가며 달리는 이색 마라톤이다.
전문가들은 ‘완주’보다 ‘경험’을 중시하는MZ세대 사이에서 이색 마라톤이 인기를 끄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MZ세대는 마라톤 기록이 나쁘거나 완주를 하지 못한다고 해서 좌절하지 않는다”며 “이들은 그저 마라톤을 경험하고 친구들에게 공유하고 함께 즐기는 데 의의를 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