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의 29일 총파업을 앞두고 파업이 예정됐던 의료기관 62곳 중 59곳의 노사 교섭이 타결됐다. 전공의에 이어 이번엔 간호사 이탈까지 벌어질까 노심초사했던 병원들도 가슴을 쓸어내리게 됐다.
중앙노동위원회는 보건의료노조 조정회의에서 한양대의료원 등 병원 59곳이 조정안을 수락해 임금 및 단체협약에 극적 합의했다고 29일 밝혔다. 노사 조정에 성공한 의료기관은 고대의료원(안암·구로·안산), 이화의료원(목동·서울), 중앙대의료원(서울·광명), 한양대의료원(서울·구리), 한림대의료원(한강·강남·평촌·동탄·춘천), 강동경희대병원, 강동성심병원, 한국원자력의학원, 국립중앙의료원, 서울시동부병원, 대전을지대병원, 대전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성가롤로병원, 민간중소병원 11곳, 지방의료원 26곳 등 59곳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 7시로 예정돼 있던 파업을 철회하고 정상 근무한다. 합의를 이룬 의료기관들의 주요 타결 내용은 ▲ 의사 진료 공백에 따른 일방적인 책임 전가 금지 ▲ 임금 인상 ▲ 불법 의료 근절 ▲ 업무 범위 명확화 ▲ 인력 확충 ▲ 교대근무자 처우 개선 ▲ 주4일제 시범사업 실시 등이다.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한 인력난과 악화된 병원 경영 사정으로 노·사간 입장차를 좁히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조정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더 큰 의료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임단협이 극적으로 타결된 건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진료 지원(PA) 간호사의 의료 행위를 내년부터 합법화하는 간호법이 통과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타결된 병원은 조선대병원, 호남권역재활병원, 노원을지대병원 3곳이다. 2곳은 조정이 성립되지 못했고, 1곳은 조정이 진행 중이다.
조선대병원은 노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이날 오전 8시 병원 로비에서 파업 출정식을 갖고 파업에 돌입한다. 보건의료노조는 파업하더라도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투석실 등 환자 생명과 직결된 필수유지업무에 인력을 투입에 진료 차질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를 중심으로 의료기사, 요양보호사 등 보건의료 부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가입한 산별노조로, 작년에는 140곳 사업장에서 이틀간 총파업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