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게시물 737건, 최근 0 건
 

 

(양전형 시) 풀빵

기자명 : 오양심 입력시간 : 2016-12-12 (월) 12:19


(양전형 시)

 

풀빵

 

눈발이 서러운 날에도 오일장은 섰다

가마때기 둘러 입은 아기돼지 두 마리

어머니의 등에 업혀

오만 요동 다 치며 장길을 따라 나섰다

아이들은 동동거리며 언 손 비비며

풀풀하게 보채는 뱃속을 달래느라

어머니 오시는 돌담길목에 눈알을 빠트렸다

아기돼지가 낳은 풀빵 한 봉지

어머니의 잰걸음에 실려 우리 집에 왔다

빠졌던 아이들 눈 알이 희번덕이 달라붙었다

납작한 가슴 살에서 가난을 앓던 팥알 두어 개

배고픈 풀빵은 큼지막한 입으로

아이들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

아이들의 볼록한 허기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77.jpg

 


 
22

언론사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발행인:양성현 / 편집인:백숙기 / 등록번호 : 서울, 아02046 / 등록일자 : 2012년 3월 22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숙기

서울특별시 서초구 잠원동 11-6 4층 뉴스센터 / 대표전화 : 02-3397-6689 /팩스 02)765-5009

Copyright ⓒ 대한방송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