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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오늘 방중…中·日과 잇따라 정상회담

기자명 : 김효상 입력시간 : 2019-12-23 (월) 07:29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오전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열리는 8차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으로 출국한다.

한반도 외교·안보의 ‘슈퍼 위크’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 개봉을 앞두고 23일 한·중, 24일 한·일 정상회담이 열린다.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은 지난 6월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개월 만이며, 아베 총리와는 지난해 9월 뉴욕 유엔총회에 이어 1년 3개월 만이다. 지난달 4일 태국에서 한일 정상이 만난 바 있지만 정식 의제 없는 11분간 환담 형식이었다. 

 문 대통령은 먼저 지난 달부터 대미(對美) 압박 수위를 한껏 높이는 북한의 도발을 최대한 막기 위해 시 주석의 중재 역할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러시아와 함께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완화 논의를 진행한 중국은 북한 입장에서 전통 우방인 동시에 강력한 '뒷배'다.

특히 중국이 쌍궤병진(雙軌竝進·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 병행 추진)을 지속적으로 고수하는 등 '선(先)비핵화 후(後)보상'에 가까운 미국과 판이하게 다른 비핵화 접근법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 월등하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올 연말까지 미국측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없다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22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3차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자위적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한 문제를 논의하는 등 연일 압박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지난 7일과 13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북한의 '전략적 지위'에 영향을 미칠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선언한 것과 결을 같이하는 것으로 미국의 '레드 라인'을 넘어서는 위성발사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사안을 논의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문 대통령의 방중 의미는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일련의 흐름을 감안하면 23일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은 북한의 '연말시한'을 앞두고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이 북한을 향해 내놓는 올해 마지막 공개메시지가 될 전망이다.

시 주석이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모든 당사자가 타협하고 대화 모멘텀을 유지해야 하며 이는 모든 당사자의 공동 이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한 만큼,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비핵화 대화 모멘텀 유지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남북간 소통라인이 전혀 가동되지 않는 현재의 정체 국면을 인정하고, 시 주석을 통해 북한의 연말 도발을 최대한 자제시키면서 동시에 북미 실무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설득해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한반도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을 둘러싼 중국의 적극적인 문제제기다.

한중 양국은 지난 2017년 10월 "모든 교류 협력을 정상 궤도로 조속히 회복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통해 박근혜 정부 말부터 거센 갈등을 불러일으킨 성주 사드기지를 사실상 '봉인'했다.

1955년 4월 저우언라이(周恩來) 당시 중국 총리가 아시아·아프리카 평화회의에서 강조한 구동존이(求同存異) 원칙을 사드 갈등에 적용한 것으로 현실적으로 당장 해결이 어려운 상황에 매달리기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방식으로 갈등을 수면 아래로 가라앉혔다.

하지만 첨예한 미중 무역갈등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미중간 전략적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경북 성주 사드부대에 대한 중국의 불만 표시가 노골화되고 있다.

실제로 이달 초 5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한국이 사드를 철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중 관계가) 장족의 발전을 거두고 있는 동시에 일부 파장도 겪었다. (양국이) 경험과 교훈을 얻고 서로의 핵심적인 사항을 배려해 중한(한중) 관계가 튼튼한 정치적 협력 속에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한중 우호 오찬회 연설), "사드는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서 만든 것이다. 미국이 한중 관계에 영향을 줬다"(기자질문에 대한 답변) 등 사드를 수면 위로 다시 끌어올렸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도 왕이 국무위원의 방한 성과를 설명하면서 "한중은 공동 인식에 따라 사드 등 중한(한중) 관계의 정상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계속 적절히 처리하는 것을 장려하고, 서로의 핵심 이익과 정당한 관심사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브리핑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과 시 주석 및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와 연쇄 만남에서 사드 철수가 주된 의제가 될 수 있어 청와대와 외교부는 만반의 준비를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사드 배치 혹은 철수에 대한 양국의 입장을 충분히 교환하고, 내년 시 주석 방한 때 결과물을 도출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후 아베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연다.

지난 7월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 발표 이후 우리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맞대응 등 한일 관계는 올 하반기 악화일로를 걸었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22일 지소미아 종료를 6시간 앞둔 시점에 '조건부 연장' 카드를 빼들면서 협상 공간을 열었고, 일본이 이에 일부 호응하면서 양국 차관급에서 수출규제 조치 철회 논의가 시작됐다.

특히 일본 정부가 20일 한국에 수출되는 반도체 소재인 포토레지스트를 특정 포괄허가 대상으로 변경하는 '포괄허가 취급요령 일부 개정령'을 공시하는 등 일부 수출규제 완화 조치를 내놨지만 청와대는 근본 해결 방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일본의 전향적 태도변화와 함께 추가 진전이 있어야 양국간 수출규제 협의가 제 궤도에 오른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 김현종 2차장은 지난 20일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청두에서 양자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며 "그간 양국 관계의 어려움에 비춰보면 개최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 역시 "정상끼리 만나면 항상 진전이 있기 마련"이라며 회담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지난 7월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선언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국과의 갈등을 국내 정치에 이용해온 아베 내각의 과거 행보를 감안해 청와대도 완전한 원상복구를 기대하지는 않는 눈치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일 정상이 만나는 것 자체는 큰 의미가 있지만 일괄타결식 성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문희상 국회의장은 22일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과 관련해 해법으로 제시한 ‘문희상 안’에 대해 국회의장 홈페이지 글을 통해 “이번 해법은 법률 구조상 대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는 전제 위에 가능한 방안”이라며 “문희상 안 발의는 완성이 아니라 시작단계일 뿐이며 수정이 가능하고 중단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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