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와 관련해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위한 본격적인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
홍익표 원내대표 등 원내 지도부와 법률가 출신 의원들은 8일 국회에서 비공개로 헌법학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법적 대책을 논의했다. 핵심은 대통령이 가족이 결부된 사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문제에 대한 적법성 여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는 관련법 개정 등 국회 입법을 통해 향후 대통령이 가족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는 사례를 저지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이번 거부권 행사가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권한쟁의심판 청구 여부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가족과 관련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남발하면 우리가 특검을 손도 못 대는 상황이 된다”며 “이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민주당이 법리 검토를 시작했지만 선례가 없었던 만큼 권한쟁의심판 청구 여부를 결정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9일 본회의에서 ‘쌍특검법’(김건희 특검법·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을 재의결해야 한다는 여당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 원내대표는 간담회에 앞서 최고위원회의에서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대통령과 그 부인이 법 위에 군림한다는 반헌법적이고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사고로, 반드시 국민적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특히 법무부가 지난 5일 보도자료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특정 정당이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고발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위헌성 문제 등을 지적한 데 대해 “법무부가 대통령 부인의 범죄 의혹을 덮으려는 정파의 하수인으로 전락해 정쟁에 뛰어들었다”며 “정치적 중립을 위반한 사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