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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양심칼럼) 가격과 가치의 차이

기자명 : 오양심 입력시간 : 2015-10-14 (수) 09:06

가격과 가치의 차이


편집주간 오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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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방송연합뉴스]
  가격은 객관적인 것이다. 화폐 단위로 상대성을 갖는다. 교환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가 없다. 상품간의 교환비율을 나타낸다. 상품뿐만 아니라 노동의 대가로 받는 임금, 돈을 빌려주고 받는 이자, 스포츠나 연예인의 연봉 같은 사회의 법률, 관습, 제도 등에 의한 소유와 교환으로 허용되는 모든 것이다. 반면에 가치는 주관적인 것이다. 자신의 감정이나 의지 그리고 욕구충족이다.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것, 정신을 풍요롭게 하는 것, 도덕적, 종교적, 이상적인 것 등으로 인간존재의 일관성 있는 행동양심이다.


미국의 ‘스필버그’는 영화감독의 거장이다. 그가 만든 영화 중에서 1993년에 제작된 ‘쉰들러 리스트’가 있다. 쉰들러는 희틀러 시대의 나치당원이다. 삶의 목적을 가격에 두고, 거물급들과 인맥을 구축한다. 돈을 버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다. 탄피를 만들어 군납을 한 그는 무임금으로 고용한 유대인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많은 돈을 벌어들인다. 독재자 히틀러가 600명의 무고한 생명을 폴란드 아우슈비츠 소용소로 끌려가 가스로 독살시키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오직 돈에 눈이 멀었던 지난날을 깊이 성찰한다. 쉰들러의 인생관, 세계관이 바뀐 것은 그때부터이다.


무고한 유대인을 살려내겠다고 결단을 내린 그는 가격이 아니라 가치 있는 삶을 살게 된다. 자신이 평생을 벌어 모은 돈으로 1,100명의 힘없는 늙은이와 아녀자의 명단을 작성하여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공장직공으로 사들여 온다. 공포의 도가니에 사로잡혀 가스에 독살될까봐 일그러진 차마 눈을 뜨고는 볼 수 없는 인간이하의 몰골들이었다. 그들과 함께 공장을 차린 쉰들러는 히틀러가 패전하자 알거지가 된다. 그때 유대인들은 전범으로 몰릴 위험이 있는 자신들의 은인 쉰들러에게 금이빨을 뽑아 만든 반지와 진정서를 써서 고마움을 표시한다. 반지에는 ‘한 생명을 구한 자는 천하를 구한 것이다’라는 탈무드의 글귀가 새겨져 있다. 반지를 받아든 쉰들러는 더 많은 유대인을 구해내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양복 깃에 꽂힌 금배지를 바라보며 ‘이것을 팔았으면 두 명은 더 살렸을 텐데, 하고 탄식을 한다.


걸어 다니는 대기업이라는 별명이 붙은 한류스타 배용준의 몸값은 432억 원이라고 케이블 채널 tvN의 '이뉴스'에서 2009년 발표 한 적이 있다. 월드스타 비는 250억원, 가수 보아는 183억 원 이상이다. 2010년 국민체육진흥공단의 발표에 의하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피겨스케이트 김연아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경제효과는 무려 5조2천억 원, 방송사 등의 제품 매출 효과는 약 1조8201억 원, 관련 기업매출상승 파급효과는 약 2조4868억 원이다. 그녀가 딴 금메달 하나가 무려 5조2천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낸 것이다. 하지만 자신을 세계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 만들어준 감독과의 결별을 선언한 김연아의 가격과 연관된 처세는 볼썽사나운 일이다. 돈을 너무 밝힌다, 몸값을 올리는데 급급해한다는 한류스타들의 비난도 간간히 매스컴을 장식하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014년부터 오빠열풍을 이끌고 있는 신한류 4대 천왕이라고 불리는 김수현, 이민호, 김우빈, 이종석 등의 몸값도 부지기수이다.


하바드 대 최고 경영자과정을 졸업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격과 수단에 해당하는 현실지향적인 것과 목표와 목적을 가치에 두고 산 가치지향적인 삶이 어떤 것인지 추적 연구한 보고서가 미국의 모 신문에 발표된 적이 있다. 기간은 1960년에서 1980년까지 20년간이고 숫자는 1500명이었다. 졸업생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졌다. 1500명 중에서 A그룹에 속한 사람은 83%인 1245명이었다. 그들은 졸업을 한 후 곧바로 돈을 벌고 그 다음에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대답했다. B그룹에 속한 졸업생은 17%인 255명이었다. 그들은 졸업 후 시간이 낭비되더라도 관심분야에 몰두하다보면 돈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고 대답했다. 20년 후 뚜껑을 열어보니 101명이 백만장자가 되어 있었다. 문제는 그 101명 중 졸업 후 돈부터 벌겠다고 선언한 A그룹에 속한 졸업생은 단 한 명뿐이었고 100명은 모두 가치 있는 삶에 목적을 둔 B 그룹에 속한 졸업생이었다.


어떻게 살 것인지의 선택은 각자의 자유 의지에 달려있다. 하바드 대의 졸업생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비전과 꿈 그리고 추구하려는 가치관에 따라, 자기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세월을 헌신하고 노력했는지의 결과에 따라, 성공적인 삶은 좌우되는 것이다. 인기연예인과 스포츠스타는 특히 자신의 삶이 가격으로 매도되어 싸구려 인생으로 취급받고 있지는 않은지 가격과 가치사이에서 사람답게 사는 일이 무엇인지 철저하게 고민해야 한다. 비록 소설이고 영화지만 가치 있는 인생이 무엇인지 가르쳐준 ‘쉰들러’의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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