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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둥그런 마음으로 온화한 설날을 / 김용수

기자명 : 오양심 입력시간 : 2018-02-07 (수)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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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순천본부장>

음력설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두가 “낯 설은 날, 낯선 시간, 낯선 마음, 낯선 시간, 낯선 사람”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는지, 아니 새로운 그 무엇을 바라고 있지는 않는지, 둥그런 마음으로 온화한 설날을 맞이했으면 한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면서 “낯설다”라는 어원을 깊이 있게 생각한 나머지 설을 신일이라고도 했다. 그 유래를 찾아보면 무엇이든 처음대하는 것은 낯설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처음 가보는 곳은 낯선 곳이고, 처음 만나는 사람은 낯선 사람인 것처럼 설 역시 처음 맞이하는 '낯 설은 날'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서럽다'는 뜻의 '섧다'에서 왔다고 하는 말밑도 있다. 어쩌면 나이를 먹으면 점차 늙어가는 처지를 서글퍼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어린 날이었다. 세시풍속인 “섣달 그믐날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고 밤을 설치던 기억이 새롭다. 아마도 이 풍속은 해 지킴이, 곧 수세(守歲)에서 비롯됐지 않았나 싶다.

 

까닭모를 슬픔하나
 가슴깊이 파묻힌 채
 이리 구르고 저리 굴러
 방울방울 맺히는 어느 날
 닳고 닳은 설움이 주르르
 마음걸이로 꿰어지고 있다

 

나의 맘 백구슬로 꿰고
 너의 맘 흑구슬로 꿰어
 모든 맘을 색색구슬로 꿰어 만든
 맘 구슬걸이가 목에 걸어지는 순간
 헛기침을 하고
 헛웃음을 치고
 배를 내밀며 뒷짐도 지고
 거드름 피우는 걸음걸이
 꼭 뉘를 닮은 듯 비틀거리고 있다

 

어린 시절
 해가 설핏해지면
 굴뚝연기 모락모락 피어나고
 어스름이 스멀스멀 찾아들즘
 아직 일터에서 돌아오지 않는
 엄마생각에 괜스레 서글퍼지는
 마음걸이를 다시금 굴려보고 있다
 
지구본을 돌리듯
 공전으로 구르는 회전법을
 자전으로 돌고 도는 법칙을
 남몰래 습득하고 터득하는 것을
 마음고향은 언제나 둥글다는 것을

 

누가 말했을까
 우주보다도 넓고
 천체보다도 변화무쌍한
 사람의 마음걸이는 알 수 없다고


(“마음걸이” 전문)

 

오늘은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날이다. 온 인류가 한마음 한 뜻으로 스포츠정신을 발휘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축제 중의 축제의 날이 펼쳐지고 있다. 각국을 대표하는 정치인을 비롯해 선수와 관계 인사 그리고 관중들의 인파로 “대한민국 강원도 평창”은 벌써부터 환희의 도가니다.

 

그러나 어쩌랴! 정치인들의 야욕이 가끔씩 꿈틀거리면서 신성한 올림픽정신을 훼손하는 사례가 빚어지고 있는 것을,

 

북한의 소행과 미국의 트럼프의 말은 올림픽정신에 어긋나는 언행이 아닐까 싶다.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만이라도 전쟁을 유발하는 언행들은 삼가야 할 뿐 아니라 지극히 평화스런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펜스 미 부통령은 지난 3일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겼다.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 는 트럼프가 한 말을 또 다시 거론하고 있다. 전쟁을 일으키겠다는 야심이다. 두 번 다시는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없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전쟁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찌할 수 없는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 평창올림픽이 끝나면 냉전시대로 돌아가지 않을까 싶다.  

 

왠지 모를 서글픔이 밀려온다. 약소국의 아픔과 설움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것 같다.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는 속담처럼 북한의 김정은과 미국트럼프는 모난 돌과 돌을 깨는 과정을 연출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의 설날, 새해를 맞이하는 즈음에서는 모두가 둥그런 마음으로, 온화함으로, 세계평화를 위한 언행으로 바뀌었으면 한다. 소통과 화해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서로의 야심을 버리는 일이다. 아니 구슬처럼 둥그런 마음을 갖는 것이다.

 

언제나 “상냥하고 부드러운 말씨로 상대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대화를 가져야 한다.”는 선인들의 말이 생각나는 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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