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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진도 '굴' 슈퍼 그뤠잇~|

기자명 : 이창화 입력시간 : 2018-04-23 (월) 09:32


겨울은 굴의 계절이다. 굴찜, 굴구이, 굴라면, 굴전, 굴떡국, 굴밥, 굴죽 등 굴 요리는 무궁무진하다. 그런데 굴물회?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국제영화제 뒤풀이 때 언급한 굴국밥과 굴짬뽕까지는 들어봤어도 굴물회는 생소하다. 진도 사람들은 굴로 물회를 만들어 먹는다고 해서 달려갔다. 호기심에 맛본 굴물회! 이제는 그리움에 상사병이 나는 음식이 되었다. 서둘러라. 2월은 굴이 가장 맛있을 때이고, 끝나는 달이니.

진도는 지금 싱싱하고 향긋한 굴이 한창이다. 진도는 지금 싱싱하고 향긋한 굴이 한창이다.

거친 물살 이겨내고 자란 진도의 명품 굴

진도아리랑, 진돗개, 세방낙조, 그리고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신비의 바닷길 등 명물, 명소가 많은 진도다. 볼거리 넘치는 진도 여행길에 고민이 하나 있었다. 여행 중 먹는 재미도 큰데 이름난 진도의 먹거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기우였다. 진도에는 남도 음식으로 한상 그득하게 차려지는 싸고 푸짐한 백반집도 많고, 서해바다에서 나는 싱싱한 전복과 꽃게가 지천이다. 가기 전에는 막막해도 가서 한번 먹어본 사람들은 진도 맛에 은근히 중독되고 만다.
진도의 대표 먹거리 중 오늘 소개할 주인공은 굴이다. 굴이라면 흔히 통영, 보령을 떠올리지만, 진도에도 맛있는 굴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진도 강계마을이다. 강계마을에는 굴 철이면 바다를 마주 보고 문을 여는 식당이 모여 있다. 한때는 골목을 따라 길게 줄을 잇던 식당들이 이제는 몇 집 남지 않았지만, 그 맛을 아는 사람들은 해마다 찾아온다. 싱싱한 생굴은 물론 굴찜, 굴라면, 굴떡국, 굴물회 등 다양한 굴요리를 맛볼 수 있는 데다 가격까지 저렴하다.

명품 굴이 나는 강계마을 앞바다 명품 굴이 나는 강계마을 앞바다강계마을의 굴 식당들 식당마다 굴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왼쪽/오른쪽]강계마을의 굴 식당들 / 식당마다 굴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강계마을 굴은 맛으로도 한 수 위다. 입소문에 의하면 진도 굴이 다른 지역의 굴보다 살이 더 쫀득하고 탱탱하다고 한다. 거세기로 소문난 진도 앞바다의 물살 덕분이란다. 그 옛날 왜놈들도 벌벌 떨었다는 이곳 물살을 견디며 자랐으니 그리 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 한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이유다.
진도대교를 지나 진도 땅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한적한 섬마을 풍경을 감상하며 달리다 보면 진도의 남쪽바다 금갑해변이 눈에 들어온다. 금갑해변 앞으로 섬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총총한 진도 바다를 감상하며 2km를 더 가면 강계마을에 닿는다.

아침에 바로 따온 싱싱한 굴 아침에 바로 따온 싱싱한 굴사진설명 사진설명 밀려드는 손님과 택배 주문으로 종일 굴 까는 손길이 분주하다.

식당마다 문 앞에 굴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그중 한 곳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몇 사람이 둘러앉아 굴을 까느라 분주하다. 끊임없이 몰려오는 손님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택배 주문이 많아 종일 쉴 새 없이 까야 한단다. 그 옆으로 김이 무럭무럭 나는 큰 찜통이 보인다. 가게 안에는 한파를 무릅쓰고 굴을 먹기 위해 달려온 사람들로 이미 만석이다.

쟁반에 넘치도록 담아내는 진도 굴 쟁반에 넘치도록 담아내는 진도 굴

싱싱한 맛에 반하고 저렴한 가격에 놀라는 진도 굴

자리를 잡고 앉자 하얀 목장갑과 작은 칼이 놓인다. 굴찜과 굴라면, 그리고 가장 궁금한 굴물회를 주문하자 뜨거운 김을 내뿜으며 굴찜이 먼저 상에 등장한다. 서둘러 목장갑을 끼고 자연스레 칼을 쥔다. 살짝 벌어진 굴 껍데기 사이로 칼을 넣자 뽀얗고 통통한 굴이 나타난다. 입에 넣으니 아침에 막 따온 굴의 싱싱함이 온몸으로 퍼지고, 야들야들하면서도 쫀득한 질감과 향긋한 맛에 눈이 번쩍 뜨인다. 그때부터 일행은 말이 없어졌고 산처럼 쌓인 굴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무럭무럭 김이 솟아오르는 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무럭무럭 김이 솟아오르는 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야들야들하고 향긋한 맛에 손길 바빠지는 손님들 통통하고 뽀얀 진도 굴, 입안 가득 바다 향이 퍼진다. [왼쪽/오른쪽]야들야들하고 향긋한 맛에 손길 바빠지는 손님들 / 통통하고 뽀얀 진도 굴, 입안 가득 바다 향이 퍼진다.

드디어 기다리던 굴물회가 상에 오른다. 양파, 배, 파 등 갖은 채소와 과일, 고춧가루, 마늘, 깨가 듬뿍 들었고, 싱싱한 굴이 가득하다. 한 숟갈 입에 넣자 새콤달콤한 맛과 함께 굴이 씹힐 때마다 바다 향기가 그대로 전해진다. 낯선 음식에 주저하던 사람들은 어디 가고, 숟가락을 멈출 수 없게 된다. 굴물회 맛의 비결은 대대로 내려오는 막걸리식초다. 싱싱한 굴과 새콤한 막걸리식초의 궁합이 천생연분이다. 뜨끈한 흰쌀밥에 굴물회를 넣어 쓱쓱 비빈 다음 남도의 김치 한 조각 올려 먹으면 말 그대로 꿀맛이다.

숟가락을 멈출 수 없는 굴물회 숟가락을 멈출 수 없는 굴물회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은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한 완전식품이다. 고혈압·뇌졸중 등 성인병과 암 예방에 뛰어나다. 특히 여성의 피부 미용에 특효다. ‘굴 따는 어부 얼굴은 까매도 어부 딸 얼굴은 뽀얗다’는 말이 생길 정도다. 남성의 몸에도 좋아서 희대의 바람둥이 카사노바가 매일 먹었고, 나폴레옹이 전쟁터에서도 빼놓지 않고 챙겨 먹은 음식이 굴이라고 한다.
이렇게 몸에 좋고 맛 좋은 굴이 가격마저 저렴하다. 큰 쟁반에 산처럼 나오는 굴찜이 2만 원. 한 그릇 넘치도록 나오는 굴물회 역시 2만 원. 굴라면, 굴떡국은 각각 5000원이다. 네댓 명이 몰려가도 5만 원이면 굴을 실컷 먹을 수 있다. 게다가 진도 홍주와 함께라면 겨울마다 진도가 그리워질 것이 분명하다.

굴물회를 떠서 밥에 쓱쓱 비벼 먹으면 잊을 수 없는 맛 굴물회를 떠서 밥에 쓱쓱 비벼 먹으면 잊을 수 없는 맛별미인 굴라면과 굴떡국 진도 홍주를 곁들이면 금상첨화 [왼쪽/오른쪽]별미인 굴라면과 굴떡국 / 진도 홍주를 곁들이면 금상첨화

굴은 12월부터 시작해 이듬해 2월이면 끝난다. 강계마을 주민은 2월이 굴의 살이 가장 통통하고 꽉 찬다고 귀띔한다. 진도 굴은 지금이 딱인 셈이다. 굴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일몰 포인트로 유명한 지산면 세방낙조 전망대는 꼭 들러야 한다. 점점이 뿌려진 남도의 섬 사이로 지는 해가 감동이다. 세방낙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기상청이 한반도 최남단 최고의 낙조로 선정했을 정도로 아름답다.

돌아오는 길에 만난 ‘세방낙조’ 돌아오는 길에 만난 ‘세방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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