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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洪 첫 단독회동…북핵ㆍ김기식 이견. 각자 할 말만 한 80분

기자명 : 양성현 입력시간 : 2018-04-14 (토)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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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만나 남북관계 등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야당 대표와 단독회담을 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영수회담에서 홍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남북, 미·북 회담에서 북핵 일괄 폐기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한미동맹 강화 △대통령 개헌안 발의 철회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임명 철회 △MB(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이후 야당에 대한 정치 보복 중단 △지방선거 중립 유지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 해임 등 7대 사항을 요구했다.

홍 대표는 영수회담이 끝난 뒤 기자간담회를 통해 "문 대통령이 마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반대가 부담돼 부른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40여 분 동안 '정상회담에 반대하지 말아달라'는 논리를 계속 말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홍 대표는 "우리(한국당)는 정상회담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8번에 걸쳐 거짓말을 한 정권이 9번째에 진실을 말한다는 것을 믿는 게 순진한 발상이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동 가운데 남북, 북·미 문제에 관한 대화가 70%였다"고 말했다. 홍 대표 역시 최근 여야 최대 쟁점인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임명과 관련해 "1분 이야기했다"며 회동이 외교안보 이슈에 집중된 점을 드러냈다.

북핵 폐기와 관련해 홍 대표는 "북핵을 일괄 폐기하고 정상회담을 해달라.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불가역적으로 폐기해야 하고, 단계적 폐지론은 동의할 수 없다"고 문 대통령에게 밝혔다. 이는 홍 대표가 '리비아식 폐기론'을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또 홍 대표는 "유화정책을 펼치다가 실패할 경우 어떤 파국이 오는지 고려하면 참으로 위험한 도박을 하고 계신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상회담 후 진행된 브리핑에서 "(리비아식 폐기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은 없었다"며 "문 대통령이 반대 의견을 직접 듣고, 한국당에도 우리의 생각을 충분히 전달했다. (한국당의) 우려 사항에 대해서도 남북 문제가 남북뿐만 아니라 미국·중국 등 국제적 협력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홍 대표에게 추경 통과 협조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는 "저희 당에는 추경을 요구하길래 김성태 원내대표 (관할) 사안이기 때문에 내가 왈가왈부 할 수 없다. 김 원내대표랑 논의해보고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청와대와 한국당의 브리핑을 토대로 재구성한 두 사람의 대화록.

△문 대통령=남북 대화가 시작된 만큼 야당의 건전한 조언은 바람직하지만 남북 정상회담을 부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반대하지 말아 달라. 그게 한국당 지지율에도 도움이 된다.

△홍 대표=정상회담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회담 후에 남북 문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 온다. 3대가 거짓말한 (북한) 정권이 이번에 진실을 말한다고 믿는 것은 너무 순진한 발상 아닌가. 유화정책이 실패하면 어떤 파국이 올지 지금 대통령께서는 위험한 도박을 하고 계신다.

△문 대통령=이번에는 안심해도 된다. 진행되는 것은 남북만의 협상이 아니다. 북·미 협상이 있고, 그것을 우리가 중재하고 있다. 과거보다 실패할 가능성이 덜하니 초당적으로 뜻을 모았으면 좋겠다.

△홍 대표=북핵은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불가역적으로 일괄 폐기할 수 있도록 해 달라. 리비아식 해법이 아니면 안 된다. 한·미 관계가 걱정스럽다. 사드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문제를 보면 신뢰가 깨진 것 아닌가.

△문 대통령=지금 한·미 관계에 이상이 없다. 평창 행사를 보더라도 미국과 긴밀한 공조 속에 이뤄졌다. 모든 사항에 대해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홍 대표=김기식 금융감독원장에 대해 임명 철회를 하는 것이 좋겠다.

△문 대통령=그것(임명 철회)은 인사청문회 때 쓰는 말 아닌가. 아, 임명 철회라고 할 수도 있겠다.

△홍 대표=대통령 개헌안 발의를 철회해 달라. 대통령의 일방적인 발의로 개헌 절차가 시작되는 것은 대부분 독재정권이었다. 개헌안 발의를 철회해주시면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 연내 개헌을 하도록 하겠다.

문 대통령=….

△홍 대표=정치보복은 MB(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구속됐으니까 이제 그만했으면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나이가 66세인데, 24년(징역형)을 살면 90세가 된다. 죽어서 나오라는 말이냐.

△문 대통령=정치보복 문제는 우리가 할 수 없는 문제다. 청와대나 대통령이 개입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강효상 한국당 대표비서실장=표현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문 대통령이 ‘나도 굉장히 안타깝다. 박 대통령 형량이 높다는 얘기도 있고, 탄핵과 구속까지 된 데 대해 저의 뜻과 다르다’는 뉘앙스로 말했다.)

△문 대통령=저도 하나만 얘기합시다. 추경 (처리) 좀 부탁한다.

△홍 대표=김성태 원내대표와 논의하겠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추경에 대해 확실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문 대통령=(한 수석에게) 아까 (홍 대표가) 당에서 논의하겠다고 하셨잖아요. 또 그 얘기를 왜 하시나.

△홍 대표=김성태 원내대표가 하도 고집이 세서.

△문 대통령=아, 그분 한국노총 사무총장 때 제가 만나봤다. 민주당 출신이다.

△문 대통령=여야정 상설협의체가 활성화됐으면 좋겠다. 소수 정당도 참여하는 협의체가 상설화돼 여야가 허심탄회하게 (문제들을) 대화로 풀었으면 좋겠다.

△홍 대표=그 문제는 지방선거 끝나고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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