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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양심칼럼) 고개 숙인 박원순서울시장이여, 새롭게 일어나라

기자명 : 오양심 입력시간 : 2016-06-11 (토) 13:00


 

오양심증명사진 -연극.jpg

<오양심칼럼>

 

고개 숙인 박원순서울시장이여, 새롭게 일어나라


주자십회훈(朱子十悔訓)은 사람이 평생을 살아가면서 하기 쉬운 후회로, 중국 송대(宋代)의 유학자 주자가 제시한 열 가지 해서는 안 될 후회를 말한다. 그 중에서 불치원장도후회(不治垣墻盜後悔)는 도둑맞고 사립 고친다는 뜻으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과 같은 말이다. 하지만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못하여 고개를 숙인 남자는 박원순 시장이다.

박원순시장이 첫 번째로 고개를 숙인 곳은 67일 오전 10, 서울시청 브리핑 룸에서였다. 그가 두 번째로 고개를 숙인 곳은 68,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의 정책간담회에서였다. 528,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김 모 씨(19)와 유족, 그리고 시민을 향한 사죄였다. 박 시장은 시민의 꿈을 지키고, 이뤄가는 시장이 되겠다는 초심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시민과 고인과 유가족에게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시장이기 전에 저는 한 인간으로 무력감을 느낍니다. 주어진 역할을 다 하지 못해 부끄럽고 미안합니다. 제 불찰과 책임이 큽니다하고 자책했다.

민선 6기 박원순시장은 서울의 첫째 시정으로, 사람이 중심인 서울, 둘째 시정으로, 시민이 행복한 서울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안전한 도시, 따뜻한 도시, 꿈꾸는 도시, 숨 쉬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정책공약과, 시민의 삶을 바꾸는 시민제안공약을 제시했다. 그 선거공약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박원순시장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4년마다 실시한 ‘2014 매니페스토 약속대상에서 선거공약을 가장 잘 만든 단체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던 것이다.

박원순 시장은 고개를 숙이기 전에, 이미 고개 숙일 일을 한 적이 있다. 2012214, 서울 영등포구 반값고시원 추진운동본부에서 열린 정책워크숍에 참석한 그는, 본부 관계자를 비롯한 고시원 주민들과 반값고시원 정책 토론을 하며, 현재의 극빈생활을 절감한다고 했다. 박시장은 산업혁명 때 영국의 극빈민층들의 삶이라고 여겨졌던 것이, 21세기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시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 고시원과 쪽방촌 등을 가봤다고 했다. 박 시장은 여러 가지 정책적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통해 현재의 법령 및 예산, 제도 속에서 가능한 방법을 연구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반값고시원 정책은 공약에 불과하고 무늬만 요란할 뿐,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박시장은 작년에도 고개 숙일 일을 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감염자가 절정을 이룬 20156월 박 시장은,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그는 메르스로 엄청난 재앙이 일어날 것 같다는 불안감을 부추겨 시민들을 불안과 공포에 떨게 했다. 그때 기자회견 내용을 돌이켜 본 시민들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35번 의사가 시민 1000여명 이상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했다는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발표했던 박시장의 경거망동(輕擧妄動)에 혀를 찼다. 의사의 인격과 소명의식에 큰 타격을 주었다는 것을 알고는 박시장의 언행도 의심했다.

메르스 사건의 1년 후, 구의역 사고를 접한 박 시장의 행보는 더 아이러니했다. 사람중심의 서울을 만들겠다고 장담했던 박시장은 528, 지하철 사고로 죽은 김 씨의 죽음에는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연일 여론에 등을 떠밀린 후에야 사고 현장을 찾았다. 시민들은 대권에 정신이 팔려 시정을 등한시 한다는 비난을 쏟아 부었고, 박 시장은 소 잃고 외양간도 고치지 못한 사고였다고 끝내 국민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박원순시장은 7월이면 민선 6기 임기의 반환점을 돌게 된다. 그가 내놓은 여러 공약과 정책은 허울 좋은 탁상공론(卓上空論)에 불과한 것이 많다. 같은 인재(人災)를 왜 반복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을 찾아, 더 이상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비정상적인 대책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부덕의 소치를 마음에 오래 새기어 명심불망(銘心不忘)혁신해야 한다. 그가 작심했던 초심으로 돌아가서 국민을 위해 겸손하게 머리를 숙여야 한다. 서울시장 박원순이 국민을 위해 새롭게 일어나기 전에는 대권후보는 언감생심(焉敢生心) 꿈도 꾸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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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서울시장, 더불어민주당과의 정책간담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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