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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라면값 인하 압박에도 "원유가 급등"

기자명 : 김효상 입력시간 : 2023-06-26 (월) 10:02
정부의 ‘라면값 인하’ 압박에도 가공식품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유제품 원료인 원유(原乳) 가격 인상이 예고되면서다. ‘흰우유 1ℓ에 3000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음 달부터 치즈와 아이스크림 중 일부 가격이 오른다. 우유를 원료로 하는 제품 가격이 잇따라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과 함께 하반기에도 소비자 물가 부담이 이어질 전망이다.

26일 유통·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는 8월부터 원유 가격이 흰우유는 ℓ당 69~104원, 가공유는 87~130원 사이에서 오르게 된다. 6.9~13.0% 사이에서 인상률이 정해지는 셈이다. 원유 가격이 ℓ당 1065∼1100원에서 결정되면 흰우유 소비자 가격은 3000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우유 1ℓ 소비자 가격은 2800원 안팎이었다. 가격 인상 폭이 정해지면 8월부터 적용된다.

낙농진흥회의 가격 협상 옵션에서 ‘동결’은 없다. 물가상승률에 연동해 최소한의 인상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료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낙농가의 비용 부담 또한 심각한 수준이라는 게 지배적인 여론이다.

원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가운데 유업계의 ‘가격 인상 도미노’ 또한 예견된 수순으로 풀이된다. 통상 유업계는 원유 가격 인상률보다 다소 높은 수준에서 흰우유 가격 인상 폭을 정해왔다. 이미 유업계와 제과업계에서는 일부 제품에 대해 가격 인상 계획을 공개했다.

매일유업은 다음 달부터 가공치즈(10.0~15.6%)와 자연치즈(약 18%) 제품 일부의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아몬드브리즈 오리지널, 어메이징 오트 바리스타 등의 대용량 제품 가격도 15% 오른다.

 

롯데웰푸드는 다음 달부터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아이스크림 가격 일부를 20~25% 인상하기로 했다. 스크류바·죠스바·수박바·돼지바 등 하드 제품은 1200원에서 1500원(25%), 빠삐코는 1500원에서 1800원(20%)이 된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초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아이스크림 가격을 인상했었다. 편의점 제품 출고가 또한 지난 4월 올릴 계획이었다. 정부의 압박과 소비자 물가 부담 등을 고려해 보류했으나 끝내 가격 인상을 택했다.

롯데웰푸드처럼 보류했던 가격 인상을 재개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식품업계는 지난 2월 말 정황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주요 식품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생수 소주 등 일부 품목의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하지만 국내외 원·부자재 공급 상황, 전기·가스·수도요금 등 공공요금 부담 등이 여전히 나아지지 않다는 게 가격 인상의 핵심 이유로 꼽힌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의 가격 인상 계획은 ‘소비자 외면’이라는 잠재적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신중하게 심사숙고해서 결정된다”며 “원·부자재 가격과 각종 비용 부담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언제까지고 인상 없이 버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밀크플레이션이 외식업계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에도 원유 가격 인상이 우유를 포함한 유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고, 제과·빙과·카페업계 등도 영향을 받았다.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 비중이 큰 카페업계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자영업자의 경우 대기업과 달리 비용 부담을 감당할 여력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가격 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흰우유 가격이 6.9%만 오른다고 해도 매우 높은 인상률이다. 10%를 넘길 수도 있다고 하니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하반기에도 상황이 녹록잖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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