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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 적자에도 ‘건전재정’… 2.8%로 정한 데에는 ‘숨은 비밀’

기자명 : 김효상 입력시간 : 2023-10-02 (월) 07:42


기획재정부가 편성한 내년 정부 예산은 656조9천억원으로 올해보다 2.8%(18조2천억원) 늘어난 규모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8월24일 내년 예산안 언론 설명회에서 “2.8%의 지출 증가율은 재정 통계가 정비된 2005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라며 “건전 재정을 지켜내기 위한 정부의 고심 어린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정부 예산은 재정당국인 기재부가 전체 지출 규모와 한도를 정한 뒤, 각 부처와 협의를 거쳐 최종 예산안을 확정하는 하향식 구조로 편성한다. 기재부가 내년 예산 증가율을 20년 만에 가장 적은 2.8%로 정한 데에는 ‘숨은 비밀’이 있다.

앞서 지난 6월 지출 한도를 정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기재부가 검토했던 내년 예산 증가율은 4%대 초반이었다. 경제 규모가 커지는 데 맞춰 내년도 정부 씀씀이를 올해보다 최소 25조원 이상 늘리려 했다는 얘기다.

문제는 대규모 세수 감소로 내년 재정 적자(관리재정수지 기준)가 연간 100조원에 육박하게 생겼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위기 대응으로 재정 적자가 부쩍 늘어났던 2021년(90조6천억원 적자)을 넘어서는 규모다. 전임 정부를 ‘혈세 낭비’, ‘재정 파탄’이라고 비난하며 건전 재정을 앞세운 현 정부가 망신을 당하게 된 셈이다.


기재부가 눈 돌린 건 예산 증가율이다. 재정 당국의 핵심 관계자는 “재정 적자 규모만 보면 ‘대체 어디가 건전 재정이냐’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건전 재정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내년 지출 증가율이라도 ‘역대 최소’라는 상징성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눈덩이 재정 적자에도 ‘허리띠 졸라매는 정부’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내년 예산 증가율을 통계 개편 이래 가장 작은 숫자인 ‘2.8%’로 정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정부 재정 적자(관리재정수지 기준)는 2019년 54조4천억원, 2020년 112조원, 2021년 90조6천억원에서 현 정부 들어서인 지난해 117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와 내년에도 적자액이 각각 94조3천억원(불용 제외), 92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건전 재정이라는 표현은 ‘눈 가리고 아웅’에 가깝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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