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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지’, 亞 최강복서 등극

기자명 : 이창화 입력시간 : 2017-11-10 (금) 08:22


     

오연지(오른쪽 위)가 8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2017 아시아복싱연맹(ASBC) 아시아 여자 복싱 선수권대회 시상식에서 손에 메달을 쥔 채 미소를 짓고 있다. 오연지 가족 제공

소녀는 중학교 1학년 때 부모님 눈을 피해 복싱 체육관을 드나들었다. 부모님께 들키면 “여자가 공부나 하지 무슨 복싱을 하느냐”고 혼이 날 터였다.

체육관 관장은 1988 서울올림픽과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 등에서 남자 복싱 국가대표를 지낸 전진철(50)씨였다. 바로 소녀의 외삼촌이었다. 외삼촌의 훈련은 혹독했다.

전 관장은 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조카라고 봐주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이 혼내며 가르쳤다”며 “재능이 있었기 때문에 잘 가르치려는 욕심이 컸다”고 말했다. 그렇게 단련한 오연지(27·인천시청)는 한국 여자 복싱 간판선수로 성장했다. 그리고 마침내 아시아선수권 2연패를 달성하며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오연지는 8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2017 아시아복싱연맹(ASBC) 아시아 여자 복싱 선수권대회 60㎏급 결승전에서 베트남의 듀옌류띠를 상대로 3대 2 판정승을 거두고 한국 여자 복싱 사상 최초로 2연패를 이뤘다.

키 167㎝의 오연지는 아웃복싱을 한다. 상대와 거리를 두고 유효타를 날리는 기술이 뛰어나며 스피드와 지구력도 일품이다. 오연지는 겁이 많고 조용한 편이다. 이 때문에 유망주 시절 “복싱 선수로 성공하기 어렵겠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오연지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이를 악물고 더 열심히 훈련했고, 링에 오르면 싸움닭으로 변했다.

오연지에게도 시련이 찾아왔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석연찮은 판정으로 패했다. 선발전 이후 반 년 동안 방황하던 오연지는 마음을 다잡고 인천아시안게임 복싱 스파링 파트너로 나서며 선수들을 뒷바라지했다.

올림픽 진출도 이루지 못했다. 오연지는 여자 복싱이 처음 도입된 2012 런던올림픽 땐 국내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했다. 지난해 3월에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 선발대회 8강전에서는 통잔 타사멜리(태국)에게 유효타를 많이 날렸지만 석연찮게 패하며 올림픽 진출에 실패했다.

절치부심한 오연지는 최근 전국체전 7연패를 달성했다. 목표는 내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20 도쿄올림픽에서 사상 첫 한국 여자 복싱 금메달을 따내는 것이다. 2020년이면 오연지의 나이는 30세다.

전 관장은 “30세는 여자 선수가 복싱에 눈을 뜰 때다. 체력 관리만 잘하면 금메달을 딸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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