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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 칼럼] 순천만은 자연이 준 위대한 선물

기자명 : 오양심 입력시간 : 2017-02-13 (월)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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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수 칼럼리스트>


흑두루미 가족들의 속삭이고 있는 곳, 철새 떼가 비상하는 곳, 기러기 떼 줄지어 날아다니는 곳, 갈밭이 춤추고 노래하는 곳, 갯벌이 숨 쉬고 정화하는 곳, 천혜의 순천만에서 한겨울을 읽는다.

 

사람들은 말한다. 순천만은 자연이 준 위대한 선물이므로 잘 가꾸어서 길이길이 보존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렇다. 여수반도와 고흥반도를 끼고 있는 순천만은 신이 감춰놓은 천혜의 보고이며 경관이다. 세계5대 연안습지가 말해주듯 새까만 갯벌과 갈대밭 그리고 길게 늘어뜨린 용형상의 용산과 곡선미를 자랑하는 해수로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순천만 갈밭은 무수한 이야기가 숨어있다. 으악 새를 비롯해 봄에는 아기갈대, 여름에는 청갈대, 가을에는 갈대, 겨울에는 동갈대 등 사계절을 풍미하는 갈대의 이름부터가 낭만적이다. 왜냐하면 그에 얽힌 사연들이 구구절절하면서도 어딘가 모를 로맨스가 배어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봄에는 손가락 마디처럼 솟아나는 아기갈대의  귀여운 행렬을 지켜볼 수 있으며, 여름에는 푸르름을 자랑하는 청갈대의 왕성함을 볼 수 있다 게다가 가을이면 은백색의 꽃과 함께 갈목비를 만들 수 있는 갈대의 순정을 느낄 수 있으며, 겨울이면 바람에 찢기고 흩날려버린 갈잎과 갈꽃의 쓸쓸함으로 겨울을 더욱더 시리게 한다.

 

실지로 가을철이면 순천만자연생태관을 지나 무진교를 건너서 데크로 만든 갈대밭 길을 걷노라면 으악새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소슬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갈밭에서 갈대들의 제 몸 부딪는 소리에서 기인된 것이지만 그 소리는 고즈넉하고 쓸쓸함이 덕지덕지 묻어있다.

 

무엇보다도 순천만은 내륙에서 흘러들어온 온갖 물질을 껴안아 주고 있다. 자연의 콩팥으로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30만평의 갈대군락지와 800만평의 광활한 갯벌은 전혀 훼손되지 않은 대자연상태 그대로다.

 

이곳은 국제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희귀철새도래지다. 흑두루미를 비롯해 검은머리갈매기, 혹부리오리의 최대 서식지이며, 민물도요, 황새, 저어새 등 국제적 희귀조 11종과 각종 맹금류 등이 겨울나기를 한다. 

 

이번 AI가 전국을 휩쓸고 있을 즈음 순천만 일대는 출입통제와 함께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철저한 방역은 물론 AI의 병원체가 아예 접근할 수 없도록 갖은 노력을 펼쳤다. 주민들은 주민들대로 공직자는 공직자대로 AI예방과 대처에 혼신을 기울였다. 그 결과 순천만 일대는 AI가 범접하지 못했다. 하지만 관광객의 입장수와 수입은 감소했었다. 소비도시인 순천시의 입장에서는 관광수입의 감소로 조금은 아쉬웠겠지만 AI의 대란을 넘길 수 있었다는 관점에서 큰 수확이었다.

 

사실 순천만철새도래지 AI대책은 간단하면서도 연구대상이었다. 특히 이번에 철새들에게 주었다는 먹이에 대해 세밀하게 관찰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심순섭 순천시 습지보전과장은 “1일 약 2톤 정도의 볍씨를 발아시켜서 철새도래지에 뿌려주었더니 그 먹이를 먹은 철새들은 면역성이 증가돼 AI의 안전지대가 됐다”고 토로했다. 또 심 과장은 “발아된 볍씨의 먹이로 인해 평소 1600마리의 철새들이 8천에서 1만 마리까지 늘어났다.”며 철새먹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런 연유에서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은 이 같은“순천시의 우수사례”를 전국적으로 보급도록 지시를 했다고 한다. 아마도 순천시의 습지보전과의 직원들과 주민들의 남다른 활동들이“AI대책 우수사례”지역을 만들었지 않았나 싶다.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박수를 보낸다.

 

아무튼“순천만은 자연이 준 위대한 선물이다”후손들에게 길이길이 물러줄 자산이다. 잘 보존하고 가꾸어야 하는 뜻에서 필자의 졸 시를 게재해 본다.  

 

갈목비가 갈밭을 쓸고 있다
순천만 해수로 따라 널브러진
이야기조각 쓸어 담은 갈목비
열세편의 절절한 돗자리노래가
솔 섬을 휘돌아 용산을 깨운다 
시의 표준어는 전라도 사투리고
시의 운율은 판소리 가락이라며
투덜대고 한숨짓던 샛강 같은 푸념들이
역겨운 향토색깔로 서울거리 활보하던 날
먹물번진 손가락 총 수없이 맞았었던 그날
장목비 마다하고 갈목비 붙잡았던 세석평전
먹구름 한 점 늘였다 당겼다 하늘 바라보고
갈대밭 갯길 쓸었다 담았다 허허로움 달랬다
평사야 해서야
시가 뭣이더냐
함께하지 못한 시간이 내내 아쉽다
갈밭 쓰는 갈목비처럼
세석의 돈오돈수로 육자배기를 쓸어라
평전의 두루마기로 판소리가락을 쓸어라

(김용수의 “갈밭 쓸고 있는 갈목비”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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