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총장은 지난 1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배석자 없이 단둘이 만났다. 윤 전 총장 측은 "서울비전2030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던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의 캠프 영입과 관련해, 오세훈 시장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고자 마련된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와 오 시장 두 사람이 공히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촉구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윤 전 총장이 회동 자체를 비공개로 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국민의힘 입당을 미루며 계속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사람을 만났다고 말하기가 어려웠을 것(국민의힘 관계자)"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중도 확장이 국민의힘 입당 연기에 대한 이유이자 윤 전 총장 최근 행보의 대전제라는 것을 지나치게 의식한 탓인지, 윤 전 총장 측 해명은 굳이 '정치현안은 얘기하지 않았다'거나 '이 전 실장 영입에 대한 감사'로 궁색해졌다는 것이다.
'이 전 실장 영입에 대해 감사차 만났다'는 설명을 보면, 국민의힘 입당을 고민하는 것으로 읽히지 않으려는 윤 전 총장 측의 의지가 보인다. 실제로 이 전 실장이 서울비전2030위원장 자리를 떠난 시점은 한참 전인 지난달 21일이다. 당시 서울시 측은 윤 전 총장이나 측근 인사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 전 실장이 오세훈 시장에게 연락해 사정을 설명하며 위원장직을 이어가지 못한다고 양해를 구한 게 전부다. 때문에 서울시는 위원장직과 관련한 사직서도 받지 못했다.
다만 두 사람과의 자리에서 직접적인 입당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그런 얘기는 공식 자리에서 하는 게 맞다"고 말했고 오 시장 측도 야권을 둘러싼 정치 상황에 대한 제반 정보를 하는 나누는 정도였다고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전 총장 쪽에서 질문이 많았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다선 의원은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라며 "다만 시기와 관련해서는 캠프 내에서 이견이 있는 모양인데, 다방면에서 윤 전 총장에게 입당 필요성을 전달하고 있고 스스로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캠프가 위치한 광화문 이마빌딩도 3개월짜리 단기 계약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은 지난 4월 재·보선을 전후로 김종인 전 위원장과의 만남을 추진했지만 성사 단계에서 윤 전 총장이 “현재 상황에서 만남은 좀 피해야겠다”는 뜻을 제삼자를 통해 전달했고, 그 후 두 사람 사이에는 불편한 기류가 흐르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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